[사직동커피] 숯불로 커피 볶는 집? 묘한 분위기의 주인장과 묘한 가게와 맛난 커피가 있는 "커피 한잔"
"사직동 그가게"에서 나와서 티베트 박물관을 찾아가려다
바로 옆집인 이 가게의 "숯불로 커피 볶는 집"이라는 문구에 "오 여긴 또 뭐야!" 했던 곳입니다.
하지만 박물관 1층의 커피를 마셔야 한다는 얘기에 그럼 여긴 다음 기회에!를 외치며 쿨하게 패스했었죠.
그러나 이것은 운명인지 앞 서 포스팅에도 썼듯 박물관이 닫혀 있어서 우리는 "그럼 아까 거기나 가보자"하고 되돌아 왔었습니다.
여기도 그리 카페나 그런 분위기는 아닙니다. 푸핫.
뭔가 아무렇게나 닥치는대로 걸어놓고 붙여놓고 한 것 같은 가게인데 이상하게 저는 이런 분위기가 마음에 들더라구요.
ㄱ
각종 커피콩들이 놓여 있습니다.
물론 판매도 하신다고 하니 원하신다면 구입하시면 될 듯 합니다.
숯불로 커피를 볶는 모습을 보고 싶었으나 그건 못봤습니다. 엉엉.
커피를 마시겠다더니 뭘 골라야 할지 모르는 다방커피 종결자는 오늘의 커피를 마시기로 했고,
커피를 못마시는 저는 언제나처럼 카모마일을 마시려다가 하와이안 펀치를 시켰더랬죠.
싸장님께 오늘의 커피와 하와이안 펀치를 주문하였습니다.
그러자 이 화려한 곳에서 싸장님의 현란한 손놀림이 시작되더군요...라고 하기엔 이 분 뭔가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빠담빠담의 정우성이 나이들면 이런 얼굴이려나 하게 인물도 좋으시고 뭔가 사연이 있을 것 같은 표정도 그렇고...
매번 곡 별로 LP판을 골라 틀어주시는데 선곡도 꽤 좋으십니다.
왠지 친해져 보고 싶은 타입이랄까요.
이거이 오늘의 커피.
오늘의 커피가 뭐였는지 모르겠다는 것은 함정.
오늘의 커피는 콜롬비아였다고 합니다.
커피를 마셨던 친구는 맛이 좋다고 말해주었지만, 이 녀석은 왠지 커피맛도 모르는 것 같으니 패스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커피를 잘 마시고 리필도 하는 걸 보면서 커피맛이 좋구나 하고 유추해봅니다.
그리고 이것은 제가 시킨 하와이안 펀치.
으하하하. 맛있습니다.
무알콜 칵테일이다보니 역시나 음료성향의 맛이 강하지만 양도 많고 시원하고 상큼하고 좋더군요.
정신 사납게 어질러진 곳을 극히 싫어하는 분이 아니라면 이 곳 추천해봅니다.
평일 낮에는 초등학교 앞이라 왠지 초딩 저글링들이 많을 것 같기는 하지만
나름 조용하고 음악도 좋고 오래 앉아 있어도 뭐라고 안하시고 바깥에는 작은 상 펴놓고 거기서 마셔도 좋겠고...
"사직동 그가게" 옆이니까 거기서 배를 불리고 여기서 차를 마셔도 좋을 것 같군요.